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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첫 거짓말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by chocov 2025. 4. 9.

아이는 언제부터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 생후 2~4세의 발달적 변화

많은 부모들이 처음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충격을 받는다.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지?”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유아의 거짓말은 매우 자연스럽고 건강한 인지 발달의 신호이다.

아이의 거짓말은 대개 생후 2~4세 사이 처음 나타난다. 이 시기는 자아 인식과 타인의 시선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시기로, 말 그대로 ‘자기’와 ‘남’의 구분이 생기는 시점이다. 즉, 아이는 더 이상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감정, 생각, 행동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마음이론’의 형성 단계라고 한다.

마음이론이란?
마음이론은 타인의 의도, 감정, 믿음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내가 쿠키를 몰래 먹은 걸 모를 거야”라는 생각은 단순한 상황 판단이 아니라, 타인의 인지 상태를 예측하는 고차원적인 사고다.

따라서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쳤다는 뜻이다.

내가 한 행동(쿠키를 몰래 먹음)을 숨기고 싶다

엄마는 내가 먹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안 먹었어요”라고 말하면 들키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 능력이나 기억력 이상의 복합적인 인지 능력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사회적 기술이다.

아이의 첫 거짓말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아이의 첫 거짓말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유아의 거짓말은 발달의 일부다 – 처벌보다 이해가 먼저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거짓말을 할 경우 이를 도덕적 결함이나 나쁜 습관으로 오해한다. 물론 반복적인 거짓말이나 타인을 해치는 목적의 거짓말은 지도와 교정이 필요하지만, 유아기 거짓말의 대부분은 자기 보호, 호기심, 상상력, 모방 행동에서 비롯된다.

유아기 거짓말의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다:
방어형 거짓말 – 실수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 (예: “나 안 흘렸어”)

상상형 거짓말 –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오는 이야기 (예: “거실에 공룡이 있었어”)

모방형 거짓말 – 어른의 행동을 따라 하며 거짓말의 개념을 실험함

욕구형 거짓말 –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조작하거나 과장하는 형태

이러한 거짓말은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배우는 학습 과정이며, 부모나 양육자가 이를 무조건적으로 꾸짖을 경우, 아이는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숨기고 피하는 방식을 먼저 익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다음과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감정을 먼저 읽어주기: “무서워서 말 못했구나”, “혼날까 봐 숨긴 거구나”

도덕적 교훈보다는 결과 중심 설명: “쿠키를 몰래 먹으면 배탈 날 수도 있어”

진실을 말했을 때의 긍정적 반응 강조: “정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이러한 접근은 아이가 ‘거짓말은 위험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경험이 아니라, ‘진실은 신뢰로 이어진다’는 긍정적 경험을 먼저 학습하도록 돕는다.

거짓말을 줄이기 위한 양육자의 역할 – 신뢰와 대화가 핵심

거짓말은 유아기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지만, 그 빈도와 방식은 양육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이가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되는 환경에는 다음과 같은 특성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거짓말을 유도하는 환경적 요인:
처벌 중심의 양육 방식: 혼나는 것이 두려워 숨기는 습관 형성

일관되지 않은 규칙과 반응: 어떤 날은 혼나고, 어떤 날은 괜찮은 경우

부모의 거짓된 행동 노출: “엄마는 안 그랬어”처럼 사실을 숨기거나 과장하는 장면 목격

부족한 대화와 표현 기회: 감정을 표현할 언어적, 정서적 기회 부족

이러한 요인은 아이에게 정직하게 말했을 때 얻는 긍정적 경험을 줄이고, 반대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패턴을 학습시키게 된다.

따라서 양육자에게 중요한 역할은 다음과 같다:

정직함을 보이는 모델링
– 부모가 먼저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할 것

일관된 반응과 규칙 유지
– 아이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일관된 태도와 피드백을 유지

실수에 대한 학습 유도
– 실수를 기회로 삼아 교훈을 주되 비난하지 않을 것

정서적 소통의 강화
– 아이가 감정과 욕구를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는 거짓말을 굳이 사용할 이유를 느끼지 않으며, 정직과 신뢰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결론: 아이의 거짓말은 성장의 신호다
아이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는 순간은 발달의 이정표이다. 그것은 곧 아이가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고, 자신을 보호하며, 세상과 상호작용하려는 능력이 생겼다는 증거다. 이는 비난이나 불안의 대상이 아니라, 지지와 이해가 필요한 시기다.

아이의 거짓말은 잘못이 아니라 질문이다. “내가 이렇게 말해도 괜찮을까?”, “엄마는 나를 이해해줄까?”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양육자는 그 신호에 정직함과 공감으로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